방송 | [아트룸 뉴스] 정 경의 아티스트 시선 제2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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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perama 작성일2023-12-11 조회1,437회본문
수많은 이해관계 때문에 삼켜왔던 문화예술계 이슈를 아티스트이자 예술경영학 정 경 박사(Ph.D)의 균형 잡힌 시선으로 만나봅니다.
“예술의 길을 묻다. 아티스트 시선”
- 제23장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1742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합창 작품으로 멘델스존의 <엘리야>, 하이든의 <천지창조>와 함께 ‘세계 3대 오라토리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 작품은 교회음악이 지닌 종교적 특수성이나 시대, 국경을 뛰어넘어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위대한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얼마 전 불교계에서는 말러의 부활,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 헨델의 메시아 등 대표적인 합창곡을 종교 편향성을 띤 작품으로 분류하면서 그 연주 빈도수를 조사, 발표했습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불교총연합회는 최근 4년간 대구시립합창단의 공연 목록 193곡을 분석, 그 절반에 해당하는 88곡(46%)을 기독교 찬송가로 분류했습니다. 2013년부터 진행되어 온 국립합창단의 정기공연에서도 전곡이 기독교 종교음악으로 편성된 경우가 25회에 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국립, 시립 합창단의 선곡 작업을 두고 예술계와 종교계가 끝없는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4월, 대구에서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 작품 가사에 ‘신’을 지칭하는 표현이 들어갔다면서 종교화합심의위원회가 무려 ’연주불가‘ 판정을 내리며 이로 인해 예정되었던 베토벤의 교향곡 무대가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예술은 성역이 아닙니다. 때로는 비판받을 수 있고 때로는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갈 수 있는 피드백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성역이 아닌 까닭에 얼마든지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어야 하며, 일단 무대에 오르고 난 뒤에는 다양한 잣대로 평가받아야만합니다. 예술과 전혀 무관한 잣대로 어떤 작품이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이, 또한 그러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 현실이 실로 개탄스럽습니다.
‘우리 것을 다루지 않는다’는 이유로 예술 작품에 종교적 편향 프레임을 씌워 무대에서 끌어내리는 만행은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예술은 어떤 폭압과 폭정에도 오로지 예술로 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티스트 시선, 정 경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뉴스 <아트룸 뉴스> 43회는 하단의 링크에서 시청가능합니다.
➡️ 바리톤 정 경 [Claudio Jung Official]: https://youtu.be/myDRXfnvtLo
➡️ 한경arteTV: https://youtu.be/TeRMDrulOEo?si=XG8h0ATUYhEEzSX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