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의 오페라 9단] 라 보엠, 보헤미안의 꿈 오페라마 콘텐츠로 풀어보는 오페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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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perama 작성일2017-05-23 조회4,64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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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뉴스) 정경 칼럼니스트 = 오페라 '라 보엠'은 보헤미안이라 불리던 가난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로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 제1막
이야기는 어느 낡고 좁은 다락방에서 시작된다.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이한 창밖의 세상은 온통 흰 눈으로 뒤덮여 있고 거리는 축제 분위기에 빠져 있다. 반면 연말의 땔감조차 구할 수 없었던 시인 로돌포와 화가 마르첼로는 추운 방 안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들은 언 몸을 녹이기 위해 집안의 물건들을 땔감으로 이용하면 어떻겠냐며 농담을 주고받지만 매서운 한파 앞에서 이는 결국 현실이 되고 만다.
그들은 로돌포가 집필하던 원고 뭉치를 난로에 던져 넣고 만다. 화로가 불타오르는 장면에 이들은 어린애처럼 환호하고, 마침 이들을 방문한 철학자인 콜리네는 난로에 지펴진 불을 보고 놀라워한다. 곧이어 가난한 삶에 지친 친구들을 위로하기 위해 음악가인 쇼나르가 부업을 하며 번 돈으로 음식과 술을 사들고 의기양양하게 나타난다. 네 보헤미안들은 조촐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 참이었다.
그런데 이때 집주인이 문을 두들기며 밀린 집세를 내라고 독촉한다. 친구들은 재치를 발휘해 집주인인 베노트를 방으로 끌어들인 다음 술에 진탕 취하게 만든다. 따로 카페에서 다시 모이기로 한 친구들은 각자 흩어지고, 로돌포는 남은 원고를 마저 정리하고 뒤따르겠다며 방에 홀로 남는다.
옆방에는 재봉사로 일하던 미미라는 여인이 살고 있었는데 마침 그녀가 촛불을 빌리기 위해 로돌포를 찾아온다. 폐렴을 앓아 창백한 낯빛의 미미는 심하게 기침을 시작한다. 로돌포는 그녀의 건강을 염려하며 초에 불을 댕겨 그녀에게 넘겨주고, 그녀는 감사를 표하며 돌아간다.
심하게 기침을 하면서 로돌포의 방에 열쇠를 떨어뜨린 그녀는 로돌포의 방문을 다시 두들기고 문이 다시 열리는 순간 일어난 바람에 그녀가 들고 있던 촛불은 꺼지고 만다. 이에 로돌포는 몰래 자신의 촛불도 불어서 꺼버리고, 둘은 칠흑 같은 어둠을 더듬으며 열쇠를 찾는다.
먼저 열쇠를 찾은 로돌포는 미미에게 알리지 않고 열쇠를 자신의 주머니 안에 숨긴다. 곧이어 미미에게 다가가 살며시 그녀의 손을 잡으며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이라는 아리아를 시작한다. 자기소개와 미미에 대한 호감이 담긴 로돌포의 노래에 미미 역시 '내 이름은 미미(Mi chiamano Mimì)'를 답가로 부른다.
이 두 곡은 힘겹고 가난한 삶 속에서도 낭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시인과 재봉사의 이야기가 담긴 아리아로서 오페라 '라 보엠'에서 최고의 명곡으로 손꼽힌다.
서로 닮은 삶과 아픔에 공감대를 형성한 둘은 급격히 가까워진다. 먼저 카페로 출발한 친구들은 밖에서 로돌포의 이름을 부르며 재촉하지만 로돌포는 그들에게 세 문장만 더 완성시키고 합류하겠다고 둘러대고는 미미와 둘만의 달콤한 시간을 보낸다.
◇ 제2막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거리엔 사람들이 북적인다. 로돌포는 미미에게 모자를 하나 사주고는 그녀와 함께 친구들과 모이기로 한 카페로 향한다. 로돌포는 친구들에게 미미를 소개하고 친구들은 그녀를 환영하며 다 함께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기 시작한다.
일행들 중 마르첼로만은 파티가 무르익었음에도 기분이 우울했다. 저편에 앉은 무제타라는 여인 때문이었다. 그녀는 지금 늙은 관료 알친도로와 함께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는 중이었다. 그녀는 알친도로를 '루루'라는 깜찍한 애칭으로 부르며 그를 난처하게 만들고 있었다.
사실 무제타의 이러한 행동은 마르첼로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작전이었다. 그럼에도 마르첼로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자 무제타는 왈츠풍의 아리아 '내가 혼자 길을 걸을 때(Quando men vo soletta)'를 부르기 시작한다.
이 곡은 "홀로 길을 거닐 때에는 / 다들 날 쳐다보네 / 나의 아름다움을 / 사람들이 쳐다 보네"라는 가사로 시작하여 무제타라는 여인의 당찬 매력이 절로 드러나는 곡이었다. 도도한 춤사위를 동반한 이 곡을 통해 무제타는 명랑하게, 그리고 도발적으로 마르첼로를 유혹한다. 무제타는 춤을 추어 발이 아프니 구두를 고쳐오라며 알친도로를 밖으로 내보내고 그 틈을 타 마르첼로와 열렬히 포옹한다.
함께 마신 술값의 계산도 알친도로에게 떠넘긴 마르첼로와 무제타, 그리고 일행들은 모두 함께 카페를 나선다. 군악대가 화려하게 행진을 시작하는 거리를 배경으로 제2막의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 제3막
연말이 지나가고 해가 바뀌어 2월, 배경은 도심의 분주한 시장으로 바뀐다. 물건을 내다 팔거나 사려는 여인들 틈에 섞여 심하게 기침을 하는 여인이 있으니 바로 미미였다. 그녀는 화가인 마르첼로를 찾고 있었다. 마르첼로와 무제타는 시장 근처에 여인숙 겸 술집을 차려서 생활을 꾸리고 있었다.
마침내 여인숙에 도착한 미미는 마르첼로에게 그간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로돌포가 자신에게 딴 남자가 있다고 오해하여 다툼이 있었으며 그 이후로는 자신을 피하는 것만 같다는 이야기였다.
마침 마르첼로의 여인숙에서 술에 취해 잠들어 있던 로돌포가 깨어나 마르첼로를 찾는다. 깜짝 놀란 미미는 서둘러 몸을 감추고, 로돌포는 미미가 이곳에 와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마르첼로에게 자신의 고뇌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의 오랜 친구인 마르첼로는 로돌포에게 진짜 속내를 털어놓길 청한다.
이에 로돌포는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는다. 그가 내비칠 수 없었던 진짜 고민은 미미의 건강이 계속 악화되어 머지않아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가난한 자신의 힘으로는 그녀의 병을 고칠 수 없다는 좌절이었다. 결국 자기가 그녀 곁을 떠나는 것이 그녀를 위한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었다.
숨죽여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미미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격렬하게 기침을 토해낸다. 이에 미미가 숨어있었음을 눈치챈 로돌포는 그녀에게 다가가고 둘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포옹한다. 절절한 재회를 마친 미미는 로돌포의 품에서 벗어나며 떨리는 목소리로 이별의 말을 건넨다. '잘 있어요, 내게 사랑을 일깨워준 이여(Addio, dolce svegliare alla mattina!)'라는 이별의 노래였다.
"사랑의 부름을 따라 / 나왔던 미미 / 예전의 고독한 / 생활로 돌아가오 / 다시 향기 없는 / 꽃을 수놓기 위해 / 떠나가오"
이별의 노래를 남기기에 앞서 그녀는 로돌포에게 자신에게 사준 모자를 베개 밑에 두었다면서 원한다면 사랑의 추억으로 간직하라고 말한다.
◇ 제4막
이야기의 최종장은 1막의 모두가 등장했던 가난한 다락방에서 시작된다. 마르첼로는 그의 화판 앞에 서 있고 로돌포는 자신의 책상에 앉아 원고를 쓰고 있다. 무제타와 헤어진 마르첼로는 다시 가난한 화가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로돌포는 엊그제 화려하게 차려입은 무제타를 봤다며 마르첼로를 놀린다. 그러자 마르첼로 역시 자신도 시내에서 웃는 얼굴의 미미를 봤다며 응수한다.
둘은 서로의 상처를 후벼 파는 덧없는 장난을 그만두고 각자의 작업에 집중하기로 하지만 그것도 잠시, 둘은 떠나간 연인에 대한 생각에 “망할 놈의 펜”, “망할 놈의 붓”이라고 외치며 펜과 붓을 내던진다. 미미와 무제타를 그리워하는 로돌포와 마르첼로는 '오, 미미 돌아오지 않네(O Mimì tu più non torni)'를 이중창으로 부르기 시작한다. 조금 전의 익살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상황과 대비되는, 둘의 진심이 드러난 곡이다.
이윽고 쇼나르와 콜리네까지 놀러와 넷은 함께 소란스럽게 식사를 하며 예전과 같은 시간을 보낸다. 이때 갑자기 문이 덜컹 열리고 넷은 깜짝 놀라 밖을 내다본다. 문을 연 것은 다름 아닌 무제타였다. 무제타는 다급했다. 그녀는 거리를 거닐던 중 쓰러질 것 같은 미미를 발견하고 그녀의 애원에 이곳으로 달려온 것이었다.
미미는 계단을 올라오지 못할 정도로 몸이 쇠약해져 있었다. 이에 놀란 로돌포가 급히 달려 내려가 미미를 안아다 침대에 누인다. 병색이 완연한 미미의 모습에 모두는 상황이 심각함을 깨닫는다. 무제타는 자신의 값비싼 귀걸이를 마르첼로에게 떼어주면서 함께 의사를 데려오자며 밖으로 나간다. 콜리네와 쇼나르도 코트를 챙겨 황급히 전당포로 향한다.
단둘이 방 안에 남은 로돌포와 미미는 지금과 닮아 있던 옛 추억을 회상한다. 촛불을 빌리러 이 방에 들어온 순간. 어둠 속에서 열쇠를 찾다가 처음으로 손을 잡은 순간. 그리하여 사랑에 빠진 첫 순간.
친구들은 서둘러 돌아왔지만 의사의 왕진은 늦어졌다. 무제타는 미미에게 머플러를 둘러주며 그녀를 위해 기도한다. 미미는 그녀의 친절에 감사를 표하고, 서서히 눈을 감기 시작한다. 아연실색한 이들은 황급히 미미를 위한 약까지 마련하지만 미미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차가워진 미미의 육신 위에 몸을 던지며 슬픔에 울부짖는 로돌포의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오페라 '라 보엠'은 그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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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막
이야기는 어느 낡고 좁은 다락방에서 시작된다.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이한 창밖의 세상은 온통 흰 눈으로 뒤덮여 있고 거리는 축제 분위기에 빠져 있다. 반면 연말의 땔감조차 구할 수 없었던 시인 로돌포와 화가 마르첼로는 추운 방 안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들은 언 몸을 녹이기 위해 집안의 물건들을 땔감으로 이용하면 어떻겠냐며 농담을 주고받지만 매서운 한파 앞에서 이는 결국 현실이 되고 만다.
그들은 로돌포가 집필하던 원고 뭉치를 난로에 던져 넣고 만다. 화로가 불타오르는 장면에 이들은 어린애처럼 환호하고, 마침 이들을 방문한 철학자인 콜리네는 난로에 지펴진 불을 보고 놀라워한다. 곧이어 가난한 삶에 지친 친구들을 위로하기 위해 음악가인 쇼나르가 부업을 하며 번 돈으로 음식과 술을 사들고 의기양양하게 나타난다. 네 보헤미안들은 조촐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 참이었다.
그런데 이때 집주인이 문을 두들기며 밀린 집세를 내라고 독촉한다. 친구들은 재치를 발휘해 집주인인 베노트를 방으로 끌어들인 다음 술에 진탕 취하게 만든다. 따로 카페에서 다시 모이기로 한 친구들은 각자 흩어지고, 로돌포는 남은 원고를 마저 정리하고 뒤따르겠다며 방에 홀로 남는다.
옆방에는 재봉사로 일하던 미미라는 여인이 살고 있었는데 마침 그녀가 촛불을 빌리기 위해 로돌포를 찾아온다. 폐렴을 앓아 창백한 낯빛의 미미는 심하게 기침을 시작한다. 로돌포는 그녀의 건강을 염려하며 초에 불을 댕겨 그녀에게 넘겨주고, 그녀는 감사를 표하며 돌아간다.
심하게 기침을 하면서 로돌포의 방에 열쇠를 떨어뜨린 그녀는 로돌포의 방문을 다시 두들기고 문이 다시 열리는 순간 일어난 바람에 그녀가 들고 있던 촛불은 꺼지고 만다. 이에 로돌포는 몰래 자신의 촛불도 불어서 꺼버리고, 둘은 칠흑 같은 어둠을 더듬으며 열쇠를 찾는다.
먼저 열쇠를 찾은 로돌포는 미미에게 알리지 않고 열쇠를 자신의 주머니 안에 숨긴다. 곧이어 미미에게 다가가 살며시 그녀의 손을 잡으며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이라는 아리아를 시작한다. 자기소개와 미미에 대한 호감이 담긴 로돌포의 노래에 미미 역시 '내 이름은 미미(Mi chiamano Mimì)'를 답가로 부른다.
이 두 곡은 힘겹고 가난한 삶 속에서도 낭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시인과 재봉사의 이야기가 담긴 아리아로서 오페라 '라 보엠'에서 최고의 명곡으로 손꼽힌다.
서로 닮은 삶과 아픔에 공감대를 형성한 둘은 급격히 가까워진다. 먼저 카페로 출발한 친구들은 밖에서 로돌포의 이름을 부르며 재촉하지만 로돌포는 그들에게 세 문장만 더 완성시키고 합류하겠다고 둘러대고는 미미와 둘만의 달콤한 시간을 보낸다.
◇ 제2막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거리엔 사람들이 북적인다. 로돌포는 미미에게 모자를 하나 사주고는 그녀와 함께 친구들과 모이기로 한 카페로 향한다. 로돌포는 친구들에게 미미를 소개하고 친구들은 그녀를 환영하며 다 함께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기 시작한다.
일행들 중 마르첼로만은 파티가 무르익었음에도 기분이 우울했다. 저편에 앉은 무제타라는 여인 때문이었다. 그녀는 지금 늙은 관료 알친도로와 함께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는 중이었다. 그녀는 알친도로를 '루루'라는 깜찍한 애칭으로 부르며 그를 난처하게 만들고 있었다.
사실 무제타의 이러한 행동은 마르첼로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작전이었다. 그럼에도 마르첼로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자 무제타는 왈츠풍의 아리아 '내가 혼자 길을 걸을 때(Quando men vo soletta)'를 부르기 시작한다.
이 곡은 "홀로 길을 거닐 때에는 / 다들 날 쳐다보네 / 나의 아름다움을 / 사람들이 쳐다 보네"라는 가사로 시작하여 무제타라는 여인의 당찬 매력이 절로 드러나는 곡이었다. 도도한 춤사위를 동반한 이 곡을 통해 무제타는 명랑하게, 그리고 도발적으로 마르첼로를 유혹한다. 무제타는 춤을 추어 발이 아프니 구두를 고쳐오라며 알친도로를 밖으로 내보내고 그 틈을 타 마르첼로와 열렬히 포옹한다.
함께 마신 술값의 계산도 알친도로에게 떠넘긴 마르첼로와 무제타, 그리고 일행들은 모두 함께 카페를 나선다. 군악대가 화려하게 행진을 시작하는 거리를 배경으로 제2막의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 제3막
연말이 지나가고 해가 바뀌어 2월, 배경은 도심의 분주한 시장으로 바뀐다. 물건을 내다 팔거나 사려는 여인들 틈에 섞여 심하게 기침을 하는 여인이 있으니 바로 미미였다. 그녀는 화가인 마르첼로를 찾고 있었다. 마르첼로와 무제타는 시장 근처에 여인숙 겸 술집을 차려서 생활을 꾸리고 있었다.
마침내 여인숙에 도착한 미미는 마르첼로에게 그간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로돌포가 자신에게 딴 남자가 있다고 오해하여 다툼이 있었으며 그 이후로는 자신을 피하는 것만 같다는 이야기였다.
마침 마르첼로의 여인숙에서 술에 취해 잠들어 있던 로돌포가 깨어나 마르첼로를 찾는다. 깜짝 놀란 미미는 서둘러 몸을 감추고, 로돌포는 미미가 이곳에 와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마르첼로에게 자신의 고뇌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의 오랜 친구인 마르첼로는 로돌포에게 진짜 속내를 털어놓길 청한다.
이에 로돌포는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는다. 그가 내비칠 수 없었던 진짜 고민은 미미의 건강이 계속 악화되어 머지않아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가난한 자신의 힘으로는 그녀의 병을 고칠 수 없다는 좌절이었다. 결국 자기가 그녀 곁을 떠나는 것이 그녀를 위한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었다.
숨죽여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미미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격렬하게 기침을 토해낸다. 이에 미미가 숨어있었음을 눈치챈 로돌포는 그녀에게 다가가고 둘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포옹한다. 절절한 재회를 마친 미미는 로돌포의 품에서 벗어나며 떨리는 목소리로 이별의 말을 건넨다. '잘 있어요, 내게 사랑을 일깨워준 이여(Addio, dolce svegliare alla mattina!)'라는 이별의 노래였다.
"사랑의 부름을 따라 / 나왔던 미미 / 예전의 고독한 / 생활로 돌아가오 / 다시 향기 없는 / 꽃을 수놓기 위해 / 떠나가오"
이별의 노래를 남기기에 앞서 그녀는 로돌포에게 자신에게 사준 모자를 베개 밑에 두었다면서 원한다면 사랑의 추억으로 간직하라고 말한다.
◇ 제4막
이야기의 최종장은 1막의 모두가 등장했던 가난한 다락방에서 시작된다. 마르첼로는 그의 화판 앞에 서 있고 로돌포는 자신의 책상에 앉아 원고를 쓰고 있다. 무제타와 헤어진 마르첼로는 다시 가난한 화가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로돌포는 엊그제 화려하게 차려입은 무제타를 봤다며 마르첼로를 놀린다. 그러자 마르첼로 역시 자신도 시내에서 웃는 얼굴의 미미를 봤다며 응수한다.
둘은 서로의 상처를 후벼 파는 덧없는 장난을 그만두고 각자의 작업에 집중하기로 하지만 그것도 잠시, 둘은 떠나간 연인에 대한 생각에 “망할 놈의 펜”, “망할 놈의 붓”이라고 외치며 펜과 붓을 내던진다. 미미와 무제타를 그리워하는 로돌포와 마르첼로는 '오, 미미 돌아오지 않네(O Mimì tu più non torni)'를 이중창으로 부르기 시작한다. 조금 전의 익살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상황과 대비되는, 둘의 진심이 드러난 곡이다.
이윽고 쇼나르와 콜리네까지 놀러와 넷은 함께 소란스럽게 식사를 하며 예전과 같은 시간을 보낸다. 이때 갑자기 문이 덜컹 열리고 넷은 깜짝 놀라 밖을 내다본다. 문을 연 것은 다름 아닌 무제타였다. 무제타는 다급했다. 그녀는 거리를 거닐던 중 쓰러질 것 같은 미미를 발견하고 그녀의 애원에 이곳으로 달려온 것이었다.
미미는 계단을 올라오지 못할 정도로 몸이 쇠약해져 있었다. 이에 놀란 로돌포가 급히 달려 내려가 미미를 안아다 침대에 누인다. 병색이 완연한 미미의 모습에 모두는 상황이 심각함을 깨닫는다. 무제타는 자신의 값비싼 귀걸이를 마르첼로에게 떼어주면서 함께 의사를 데려오자며 밖으로 나간다. 콜리네와 쇼나르도 코트를 챙겨 황급히 전당포로 향한다.
단둘이 방 안에 남은 로돌포와 미미는 지금과 닮아 있던 옛 추억을 회상한다. 촛불을 빌리러 이 방에 들어온 순간. 어둠 속에서 열쇠를 찾다가 처음으로 손을 잡은 순간. 그리하여 사랑에 빠진 첫 순간.
친구들은 서둘러 돌아왔지만 의사의 왕진은 늦어졌다. 무제타는 미미에게 머플러를 둘러주며 그녀를 위해 기도한다. 미미는 그녀의 친절에 감사를 표하고, 서서히 눈을 감기 시작한다. 아연실색한 이들은 황급히 미미를 위한 약까지 마련하지만 미미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차가워진 미미의 육신 위에 몸을 던지며 슬픔에 울부짖는 로돌포의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오페라 '라 보엠'은 그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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