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 대전 이후 중단되었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이 1951년 7월 29일에 바그너 가문에 의해 다시 열렸을 때,
역사적인 오프닝 공연을 맡은 것은 20세기 전반 지휘계를 대표하는 거장, 빌헬름 푸르트뱅글러였다.
그 무대의 실황이 녹음되어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새롭게 리마스터링된 앨범이다.

당시 이 공연은 전 세계적으로 대단한 주목을 받고 있었고,
객석은 모두 예술계와 정치계의 유명인사들로 가득 찼다고 전해진다.
이때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공연의 역사성과 함께
강렬하고 아름다운 푸르트뱅글러 특유의 해석이 더해진 절대명연으로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당시 솔리스트로 참여한 소프라노 슈바르츠코프는
"놀랍도록 감동적인 공연(Incredibly moving)"이라는 말로 연주회를 회상하기도 했다.
최고의 뮤지션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단원 모두가 자신의 몫을 훌륭히 치러내며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연주회를 만들어냈다.
이 공연은 1954년 숨을 거둔 푸르트뱅글러의 마지막 공연이 되었다.

베토벤 교향곡 "합창"은 약 31년의 기간이 걸려 1824년에 완성된 대작이다.
인간의 희노애락을 표현하고 있는 9번 교향곡은 1, 2악장 뿐만 아니라
마지막 악장에서 성악이 동반되어 교향곡의 마무리를 압도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악장에서는 인생을 긍정하는 기쁨의 찬가로 끝을 마무리한다.